[국제신문] "보다 많은 난민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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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7-26 작성자 : 유엔난민기구 조회 : 5111
원문보기: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100&key=20170711.22029184254
"보다 많은 난민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 꿈 꿔"
장애인 등록 길 열린 미르 아버지 무하마드자이
- 발루치스탄 난민 출신으로
- 8년 전 한국에 이주해 정착
- 활동 보조인 절실 아들 위해
- 장애인 등록 투쟁 계속해
- 인권위 복지부에 법개정 권고
"우리 가족은 돌아갈 나라가 없습니다. 대한한국이 내 나라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한국의 법과 제도를 미르(10)를 비롯한 모든 난민 가족도 똑같이 적용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948년 파키스탄에 강제합병된 발루치스탄의 난민 미르 군. 독립운동을 하다 2009년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은 아버지를 따라 2014년 한국으로 왔다. 장애가 있는 미르 군은 활동 보조인 신청을 위해 장애인 등록을 했지만 거절당했다. 국제법상 난민은 자국민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돼 있는 데도 보건복지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미르 가족의 사연이 소개(본지 지난달 21일 자 2면 보도 등)된 후 복지부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장애인 난민도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년간의 지난한 싸움 끝에 얻은 결실이었다. 10일 부산 사상구에서 미르 군의 아버지 칼레드 발로츠 무하마드자이(49) 씨를 만났다.
무하마드자이 씨는 "독립운동가로서 독립운동의 역사가 있는 나라와 잘 맞을 것 같아서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무하마드자이 씨는 "2014년 미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아예 걷지도 못했다. 꾸준히 치료를 받아 겨우 걸어 다닐 수 있게 돼 인근 장애인특수학교에 보냈지만 혼자는 무리였다. 저는 독립운동 중 파키스탄 군인에게 고문을 당한 후유증이 컸고, 아내는 임신 중이어서 미르를 통학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처음에는 학교에 안 가려고 했는데, 조금 지나니까 재미있어 했다. 데려다줄 사람이 없어서 하루 쉬라고 하면 학교를 보내달라며 떼를 썼다"고 했다. 미르를 꾸준히 등하교시키기 위해서는 도움이 절실했지만 장애인 등록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법에는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국민·동포·영주권자·결혼이민자로 한정돼 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은 난민과 장애인을 잘 보호해 준다고 들었다. 한국은 아니었다. 병원에서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고 수차례 항의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고 말했다. 무하마드자이 씨는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복지부 장관에게 질의서를 보냈다. 사상구를 상대로 '장애인 등록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반면 인권위는 미르 군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3월 말 복지부에 난민 장애인도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미르 군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무하마드자이 씨는 "각종 단체에서 쌀과 옷을 보내오고, 미르의 물리치료 비용도 대주는 곳이 생겼다"며 "우리 가족을 품어준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가 한국행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무하마드자이 씨는 "오토바이 회사 인턴으로 일하다 한국 사람을 만났다. 그는 자신의 조국도 독립운동가들의 희생 끝에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했다고 했다. 독립운동을 하는 나와 말이 잘 통해 그의 나라와도 잘 맞을 것 같았다. 내 생각이 옳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키스탄 남서쪽에 있는 발루치스탄에는 약 400만 명이 거주한다.
그는 현재 몸 상태가 호전돼 고용노동부의 직업 교육을 받을 계획이다. 무하마드자이 씨는 "난민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항상 불안하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결정과 주위의 도움으로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미르도 '발루치스탄 출신 한국 사람'으로 한국인들과 함께 건강하게 자란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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