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30] HIV 감염 우크라이나 부부, 불운을 딛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다.
HIV 감염 우크라이나 부부, 불운을 딛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다.
루한스크의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게샤 그보즈드 (Gesha
Gvozd)와 아나 그보즈드 (Anna Gvozd) 커플, 건강상의 문제를 극복하고 세 아들이 행복한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Kiev)에 정착하다.
아나 그보즈드, 이고르 그보즈드 (Igor
Gvozd), 게샤 그보즈드가 키예프에 있는 자신들의 아파트로 걸어가고 있다. ⓒ아나스타샤 블라소바 (Anastasia
Vlasova)
게샤 그보즈드와 아나 그보즈드는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닥쳐도 부딪힐 준비가 돼있다고 생각했다. HIV 감염인이자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가진 커플로서 그들은 건강을 유지하고 세명의 자식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수년간 노력했다.
하지만 2014년, 게샤와 아나의 고향인 루한스크에서 전쟁이 터지자 그들은 마치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전쟁 발발 직후 케샤와 아나는 더 안전한 장소를 찾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저희는 아이들이 걱정되기 시작했죠”라고 아나(33세)가 회상했다. “저희는 돈도 없었고 저축금도 없었어요. 걱정하기 시작하자 두려움이 커졌고 이런 심리적 불안감이 저희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죠.”
음악가인 게샤와 비서로 근무하는 아나에겐 세 아들인12살 글렙 (Gleb), 8살 이반 (Ivan), 7살 이고르의 복지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그 중에서도 청각 장애와 자폐증이 있는 이고르에 대한 근심이 가장 컸다.
“저희는 아이들이 걱정되기 시작했죠. 하지만 저희는 돈도 없었고 저축금도 없었어요.”
“저희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게샤가 덧붙였다. 게샤(41세)는 1997년 HIV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저희는 특히 막내 아들에 대한 걱정이 컸어요.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이기 때문이죠.”
게샤와 아나 커플은 스스로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시 잘 알고있었다. 게샤는 20여년전 마약을 하다 HIV에 감염되었다. 아나는 둘째 임신 중HIV감염 판정을 받게되었다. 커플은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법을 바꾸는 것이 면역 체계를 손상시킬 수 있고 감염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HIV 감염률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함에도 감염자에 관한 차별이 흔한 국가이다. 이러한 이유로 게샤와 아나 커플이 루한스크에서 제대로된 HIV치료를 받는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HIV 감염인이라는 낙인과 함께 국내실향민 처지가 된 게샤와 아나 가족은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아나와 게샤 가족은 몇 달 동안 리비우 (Lviv)와 키예프 (Kyiv)에 있는 친구들 집에 얹혀 살기도 하고 어떨 땐 난방이 되지 않는 호텔에 머무르기도 했다. 이 가족은 그 당시 빈궁한 처지였다. 게샤는 노래와 기타 연주를 통해 소정의 생활금을 번 후 벼룩시장에서 사진 장비를 사들여 온라인 상으로 되파는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게샤와 아나 커플이 아들인 이고르가 필요로하는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키예프에 아파트를 마련하는 일은 불가능 한 듯 보였다. 이 커플의 한 달 생활비는 미화 116달러 였고 이는 고작 방 한 칸 짜리 아파트를 임대할 수 있는 금액일 뿐었다.
“저희에게 세명의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사람들은 저희 가족에게 아파트를 임대 하기를 거부했습니다” 라고 아나가 말했다. “눈물이 앞을 가렸죠” 라고 아나가 회상했다.
“저희는 막내가 특히 걱정되었어요. 그 애는 특별한 보살핌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교회 그리고 현지 언론인들의 도움으로 이 가족은 요즘 키예프에 있는 한 주택 지구 내의 작은 아파트에 살 수 있게 되었다. 아나와 함께 수화를 익히고 있는 막내 이고르를 포함한 아이 세 명 모두 학교에 다시 다니게 되었다.
게샤와 아나 커플도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 지면서 좀 더 편히 안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다행하게도 이들 커플은 국내실향민으로 등록이 되었고 의료 서비스를 이용 권한을 주는 신원 증명서도 발급 받게 되었다.
동부 우크라이나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국내 외 2백 만명 이상의 실향민이 발생했다. 루한스크 지역 주민의 4명 중 1명 꼴에 해당하는 50만명 정도의 실향민 중 상당 수가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 내 다른 지역이나 러시아로 떠났다.
해당 전쟁은 또한 HIV 감염이 증가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 은행은 2014년도 신규 감염의 30 퍼센트 정도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하였다.
유엔난민기구는 루한스크 지역에 있는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실향민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2014년도에 실시했다. 유엔난민기구의 지역 협력체들은 무정부 통제 지역이나 일명 회색 지대에서 HIV 감염인 또는 HIV 감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500 명 정도의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였다. 이와 더불어 새 거주지에서의 고용 지원이나 사회적 수혜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또한HIV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 개선과 HIV 감염인 지원에 관한 정보 제공 차원에서 지역 병원이나 학교 또는 대학교 등지에서 설명회나 감염 예방 이벤트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고르가 집에 온 아빠 게샤를 보며 행복해 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아나스타샤 블라소바
게샤와 아나는 집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나온 슬픔을 덜어낼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아나의 부모님은 폭격이 쏟아지고 지하 대피소에서 집이 흔들리는걸 느끼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루한스크에 머무르고 있다.
루한스크에 살고있는 수천명의 사람들은 긴급한 도움이 필요하고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게샤와 아나 커플은 키에프에 사는 동안 서로에 대한 믿음을 통해 불운을 딛고 일어설 힘을 얻는다고 한다.
“싸움이나 논쟁거리가 있을때에도 저희는 곧 논쟁을 끝내는 편이에요. 저희 아이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배우죠” 라고 아나가 설명하며 게샤의 손을 잡았다. “저희가 서로 할 말이 많을 때에도 아이들이 저희를 지켜보는 순간 저희 사이의 대화는 중요치 않게 되죠.”
이번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HIVprevention 캠페인과 2030년 까지 에이즈를 근절 하려는 노력에 동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