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2.02] 난민출신자가 맞이하는 비엔나의 특별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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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2-02 작성자 : 유엔난민기구 조회 : 15780
난민출신자가 맞이하는 비엔나의 특별한 호텔
오스트리아 수도에 위치한 마그다스 호텔, “세계 여행가,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 모험가와 발견가”에게 현대적이고 다문화적인 경험을 선사해
아프간에서 온 오미드 샤리프는 호텔에서 응접을 맡고 있다. ⓒUNHCR/Gordon Welters
“안녕하세요, 부인. 마그다스 호텔에 다시 방문하신 걸 환영합니다. 이번에도 112호실로 배정해드렸습니다. 조식을 드시겠습니까?”
조식은 방값에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기꺼이 체크했다. 세계 곳곳에서 온 난민 출신 직원들이 일을 하는 마그다스에는 조식 뷔페에 유럽, 중동과 아프리카 요리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열린 태도를 유지하고, 독특한 무언가를 찾아라”는 이 호텔의 슬로건이다. 마그다스에 묵는 것은 독특하고 교육적이며 가성비가 좋아 오스트리아 전통과는 다른 특별함을 찾는 방문자들에게 현대적이고 다문화적 측면의 비엔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비엔나의 랜드마크인 대관람차가 보이는 이 호텔은 한 때 복지시설이었지만, 광고에서 언급하듯이 “세계여행가,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 모험가와 발견가를
이 호텔은 기존의 복지시설을 운영했던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의 자회사로, 소외계층을 돕겠다는 목표를 유지하되 자체적으로 자금을 충당해야 한다.
일 박에 62유로 이상의88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이 호텔은 다른 회사에도 조달이 되는 공공 자금이 아니면 받지 않는다.
“개업은 매우 시기적절했습니다. 난민 위기와 시기가 맞아떨어졌으니까요. 노동시장이 노동자를 찾고 있을 때 직업이 필요한 사람들이 온거죠. 이 두 가지는 자주 맞아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질 높은 직원이 필요한 서비스업에서는 말이죠”라고 공동 CEO 가브리엘라 손라이트너가 밝혔다.
이 호텔은 오스트리아에서 거주를 승인 받은 난민 출신자들을 고용한다. 그들에게는 기본 수준의 독일어가 요구된다.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들이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프론트 데스크에서는 마그다스에서 밤교대로 일하기 시작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25살의 오미드 샤리프로부터 공손하고 능숙한 서비스를 받았다. 그는 일을 아주 잘해서 리셉션 부대표로 승진하였다. 내 열쇠를 받고나서, 나는 빨간 벨벳 팔걸이 의자와 뜨개질한 전등갓이 놓여져있는, 푸른 색으로 장식된 내 방으로 갔다.
두 방이 완전 똑같은 경우는 없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디자이너들은 업사이클링된 가구와 양로원에서 가져온 소품들로 예술적인 분위기를 창조해낸다. 찬장을 잘라 벤치를 만들고, 낡은 문에는 거울을 달았다. 오스트리아 기차에서 가져온 선반은 재치있는 감각으로 손님의 서류가방을 놓는 곳으로 재탄생하였다. 아랫층에는 휴식과 사교 행사를 위해 편안한 카페 겸 도서관이 마련되었다.
내가 깨었을 때, 복도에서 진공청소기 소리가 들려왔다. 2004년에 전쟁으로 피폐해진 체첸을 떠나온 상급 청소직원인 토이타 몬사로와는 마그다스의 초창기부터 근무했다.
“저는 양로원이 호텔으로 리모델링하는 처음부터 여기서 근무했습니다. 방을 비우고 단장하는 것을 도왔죠. 아주 재밌었습니다. 기차에서 가져온 선반이 때로 새까맸지만 제가 닦아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로즈니에서 페스츄리 제빵사였던 몬사로와는 이제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저는 여기서 주5일 근무하며 아파트에 살아요. 아들 한 명은 일하고 다른 한 명은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인생이 풀리고 있어요.”
아프간에서 온 32살의 쉐라마드 라지가 주방을 도와주고 있다. ⓒUNHCR/Gordon Welters
조식실에 가자, 아프가니스탄의 파리얍 지역에서 온 32살의 쉐라마드 라지가 나를 햇볕이 드는 창가 자리로 안내해주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용접공이었던 그는 이란, 터키와 발칸 나라들을 거쳐 8 년 째 오스트리아에 살고 있다.
그가 말하기를, 호텔에서 근무하는 것은 엄청 큰 변화이지만 그는 뭐든지 배워서 할 수 있다고 한다. 난민으로 인정되기 전에 그는 늦잠을 자곤 했지만 이제는 아침 6시에 일을 시작한다. “저는 손님들과 소통하는 게 좋습니다. 제가 벌어서 먹고사는 것이 좋아요.”
그는 여가 시간에 축구와 볼링을 하고, 다누베 강가를 거닌다. 하지만 집이 걱정되어 현재의 생활을 즐기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고 말한다.
“아프간에 계신 제 어머니가 편찮으시고, 제 부모님은 전쟁이 코앞에서 벌어지는 곳(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 살고 계십니다. 문제가 없을 때는 괜찮지만, 그들이 아프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 저는 걱정 됩니다.”
그는 아프간을 떠나기 직전 아내 리나와 결혼하고, 그 후 8년 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다. 그는 그녀를 오스트리아에 데려와 같이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나는 뷔페에서 이국적 과일을 넣은 무슬리, 작은 포트에 담긴 스크램블 에그, 쿠스쿠스 샐러드, 아랍식 빵과 후무스, 우유를 넣은 진한 비엔나식 커피를 곁들였다.
세군이 손님들에게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NHCR/Gordon Welters
베닌에서온 45살의 세군 프린스가 쿠스쿠스를 만들었다. 부엌에서 일하는 아프리카인 세 명 중 하나인 그는 새 호텔에서의 커리어를 잘 쌓아나가고 있다.
“베닌에 있었을 때 저는 재단사였습니다. 좋은 일이었지만 저는 부엌에서 일하는 것도 좋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온 손님들을 만나고, ‘어떠세요? 음식 맛이 괜찮으세요?’라고 묻곤 합니다.”
프린스는 2002년에 베닌을 떠나고, 험난한 지중해 여정과 리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왔다. “아프리카에는 희망이 없었습니다”라고 그가 말했다.
“사람들이 여기서 호텔을 시작할 때, 저희(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저는 침대와 옷장을 옮겼습니다 ? 매우 신났어요. 저는 독일어를 배웠고, 여전히 수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어쩌면 언젠가는 저도 요리사나 매니저가 될 기회를 갖게 될 거에요.”
영어와 독어, 아프간의 세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리셉션 직원 샤리프는 여러 가지 일을 도맡고 있다. 그는 난민 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14살 때 비엔나에 왔다.
“제 아버지께서는 망명 중인 아프간 정부 간부였고, 이미 이 나라에 계셨습니다.” 전화를 받기 위해 대화를 끊기 전 그가 말했다.
“저는 파일럿이나 IT 회사에서 견습생이 되기를 꿈꿨지만, 대신 여기서 밤교대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루하고 몸이 고된 일이었습니다.” 그는 방문객을 안내하기 위해 다시 말을 끊었다.
내가 열쇠를 넘겨주자 그가 나에게 계산서를 주었다.
“저희 호텔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인. 다음에 비엔나에 오시면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