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 고향인 카메룬 북부 키담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을 때 바힌디 마틴 아싱가 씨는 가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카메룬 북부에서 일어난 분쟁 사태를 피해 집을 떠나는 수천 명의 사람들처럼 마틴과 그의 가족은 접경 국가인 차드로 떠났다.
마틴은 지난 몇 주간 카메룬 국경 근처 있는 차드 운두마의 난민 수용소에서 아내, 자녀 8명과 함께 지내고 있다. 그는 앞으로 가족을 어떻게 부양할지가 걱정이다.
"카메룬에서 저는 산림 경비원었어요. 이 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마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고, 마을 발전 위원회 소속이었어요."
무기한 원조에 의존하는 삶은 그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다. “저는 농사를 짓고 제대로 된 생계를 꾸리기 위해 양수기와 땅이 필요해요."
2021년 12월 5일, 기후 변화 때문에 수자원이 부족해지고 이로 인한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카메룬 북부 지역 마을인 오룸사에서는 목축업자와 농민, 어부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났다. 분쟁은 빠르게 인근 마을로 확산돼 44명의 사망자와 111명의 부상자를 냈고, 112개 마을을 초토화시켰다.
이번 분쟁 사태로 인해 카메룬 국내 실향민과 국경을 넘어 차드까지 간 실향민 숫자가 10만 명이 넘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현재까지 31개 지역에서 3만6000여 명의 카메룬 난민이 등록했다. 등록된 난민 중 여성과 아이들이 약 90% 다.
최근 몇 주 동안 유엔난민기구는 카메룬에서 발생한 분쟁으로 피해를 받은 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늘려왔다. 유엔난민기구는 관련 당국 및 인도주의 협력 기관과 공동으로 식량, 임시 거처, 담요, 매트, 위생 꾸러미 등 필수 구호 물품이 긴급하게 필요한 카메룬 난민과 국내 실향민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도착한 난민들은 대부분 분쟁 사태로 급하게 집을 떠나 소지품이나 서류도 없다. 많은 이들이 현지 수용 사회로부터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있지만, 많은 난민들이 일자리를 찾거나 다른 방법으로 자립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남편을 잃은 뒤 자녀 5명을 홀로 키우는 엄마 카디자 헤레 씨는 강제로 집을 잃기 전 카메룬에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생선 장사를 하며 두 아이의 교육비를 벌었다.
그는 “차드에 도착한 이후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면서 “가족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레 씨는 "이곳에 온 뒤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제 아이들은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힘들어했다.
헤레 씨는 카메룬의 불안한 치안 때문에 지금 당장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신 카메룬에서 운영하던 가게를 차드에 차려서 운영하면서 고국의 상황이 안정되면 돌아가는 것이 헤레 씨의 목표다.
"다시 가게를 운영하게 된다면 제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생활할 수 있을거예요. 제 아이들을 다시 학교에 보낼 수도 있을 겁니다."
일부 카메룬 난민들은 그들의 생계를 유지할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카메룬과 차드 국경에 있는 도시 쿠세리 출신인 이사 하사네(25) 씨는 중고 옷과 자신이 모은 땔감을 팔며 생계를 꾸리곤 했다.
그는 차드에 도착한 이후 휴대폰을 수리하는 일을 시작했다. 자신의 휴대폰으로 연습하면서 독학한 기술이다. 이 기술로 하사네 씨는 매일 1000에서 1500 세파(CFA) 프랑 (1.7~2.6미국 달러)를 벌고 있다.
그는 "저는 모든 브랜드의 휴대폰을 수리해요. 제 손님들은 다른 난민과 차드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사와 같은 일부 사람들은 자립할 방법을 찾았지만, 수천 명은 인도주의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엔난민기구는 1월 21일, 카메룬 난민과 국내 실향민이 6개월 동안 긴급히 필요한 5960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