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 유엔과 비정부기구(NGO) 협력기관들은 10일 (현지 시각), 2200만여 명의 아프간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 필수 구호품을 전달하고, 5개 접경 국가에 있는 아프간 실향민 570만 명과 이들을 수용한 지역 사회를 지원하는 공동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고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50억 달러 이상의 국제 기금이 필요하다.
아프간 사람들이 처한 인도주의적 위기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극심한 기아에 직면해 있고, 9백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으며,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여성과 여자 아이들의 기본권이 침해받고 있다. 또한, 농민과 목축업 종사자들도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가뭄으로 고군분투하면서 경제난이 악화하고 있다. 기초 의료 체계가 무너져 외부의 지원이 없으면 수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사망할 위험에 처해 있다.
현재 분쟁 상황은 다소 안정됐지만, 아프간 사람들은 폭력과 공포, 박탈감을 피해 안전을 찾아 이란과 파키스탄 국경을 넘고 있다. 등록 난민 220만 명과 그 외 400만 보호대상자 아프간인들이 접경 국가에 수용돼 있다. 하지만 접경 국가들이 아프간 난민과 이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하면서 이들 국가에도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사무총장 직속 인도적 업무 및 긴급구호 조정관은 "지난 1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은 사건들이 빠르게 발생하면서 아프간 국민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당혹한 상황에서도 국제 사회가 올바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전면적으로 인도주의적 대참사가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아프간 사람들에게 문을 닫아선 안된다. 인도주의 협력 기관들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이들을 돕고 있다”면서 "(아프간 난민과 이주민들이) 기아와 질병, 영양실조, 죽음에 내몰리는 최악에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10일 발표한 인도주의 계획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대표는 "아프가니스탄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 더 많은 난민이 생기는 재앙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난민과 지금껏 그들을 수용해온 국가와 지역 사회에 대한 지원을 시급히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난민들의 요구를 묵살해선 안되며, 수용국의 관대함도 당연하게 여겨선 안된다. 그들을 위한 지원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아프가니스탄 내 난민 대응 계획에 드는 비용은 44억4천만 달러(한화 약 44조4000억 원)으로,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도주의적 지원이다. 자금이 조달되면 식량 및 농업 지원, 의료 서비스, 영양, 긴급 임시 거처, 식수와 위생, 보호, 긴급 교육 등의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난민 수용국을 포함한 아프가니스탄 외부 지역의 난민 대응 계획에는 6억2300만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며, 이 비용은 보호, 보건과 영양, 식량 안보, 임시 거처와 식량 외 물품, 물과 위생 용품, 교육과 물류, 통신 분야에서 일하는 40개 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한편, 이날 발표된 난민 공동 지원 계획은 필라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대표와 마틴 그리피스 유엔 사무총장 직속 인도적 업무 및 긴급구호 조정관 주최로 유엔 웹 TV에서 오전 11시 30분 (현지 시간) 비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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