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클라우디 포이리어(Marie-Claude Poirier) 저자
파키스탄 아톡 (2021년 9월 29일)
산부인과 의사인 살리마 레흐만(Saleema Rehman)은 그녀의 지역사회에서 소녀들의 교육을 증진시키고 파키스탄의 코로나19 대응에 기여한 공로로 2021년 유엔난민기구 난센 난민상 아시아지역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20년 전, 살리마 레흐만은 파키스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Islamabad)의 서쪽에 위치한 아톡(Attock)에 있는 바라캣 초등학교(Barakat Primary School)에서 수업을 듣는 소수의 난민 소녀들 중 한 명이었다.
현재, 29세가 된 그녀는 그녀가 다녔던초등학교에서 약 30명의 난민 소녀들 앞에 하얀 의사복을 입고 서 있다. "너희들 중 누가 의사가 되고 싶니?"라고 그녀가 웃으며 묻는다. 수 십 명의 소녀들이 손을 든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것은 멋진 일이예요. 더 열심히 공부하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그녀는 그들에게 말한다. 살리마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충고를 따라왔고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를 "살리마 의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별명은 그녀가 파키스탄 카이베르 파크툰크와(Khyber Pakhtunkhwa) 주의 스와비(Swabi) 난민촌에서 어렵게 태어난 것을 빗댄 것이다. 살리마의 어머니는 의료 지원을 받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다들 살리마가 출산 과정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아버지 압둘(Abdul)은 만약 살리마가 산다면, 반드시 교육을 받고 의사가 되게 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맹세했다. 그는 지역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살리마의 교육을 수년 동안 지원하며 그 약속을 지켰다. 지역사회의 많은 이들은 가정과 결혼 밖의 포부를 가진 소녀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살리마는 자신이 "초기에는 학교 벤치에 앉아 있는 유일한 소녀였다"고 회상하며 "저는 사회가 딸을 학교에 보내기로 한 아버지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 것을 기억합니다. 그때부터 저는 제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성취하고, 선례를 남기고, 우리 사회의 어린 소녀들이 꿈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고 말했다.
살리마는 올해 초 아톡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난민과 지역 여성들을 위해 개인 병원을 열어 그녀의 꿈을 실현했다.
이것은 단지 문화적 규범을 극복하는 것 이상으로, 그녀가 매진한 수년 간의 헌신적인 연구의 결실이었다. 그녀의 난민 신분 또한 장애물이었다.
"어렸을 때, 저는 제가 난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라고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제 학급 친구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 저는 난민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진학을 못하게 되며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살리마는 파키스탄 펀자브(Punjab) 주에서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난민을 대상으로 매년 단 한 명을 위해 열리는 자리를 얻을 때까지 2년 동안 계속해서 지원했습니다. 그녀는 나중에 펀자브에 있는 라왈핀디 성가족병원(Rawalpindi’s Holy Family Hospital)의 레지던트로 선발된 후 부인과학을 전공했다.
살리마가 부인과 의사로 훈련을 받은 마지막 해인 2020년, 성가족 병원은 코로나19 대응 병원으로 지정되었고, 그녀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산모들의 출산을 지원하는 일을 하며 팬데믹의 최전선에 서게 되었다. 그녀의 환자들 중 대다수는 집 밖에서의 일일 노동에 의존했고 자가격리할 여유가 없는 난민들과 현지인들이었다.
지역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무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인 병원을 열려는 살리마의 꿈은 또다시 난민 신분이라는 장벽을 직면했다. 2015년 초반에 첫 학위를 취득한 이후, 그녀는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없었지만, 그녀의 투지는 결국 성과를 거두었다.
"저는 의사 면허를 따기 위해 계속해서 지원했습니다,"고 그녀는 말한다. "저는 전문 의사가 되기 위해 수년 간의 의학교육과 훈련을 받은 후 2021년 1월에 자격증을 받았습니다. 인생의 전환점 같았습니다.”
그녀는 올해 6월 아톡에 개인 병원을 열어 그녀의 병원이 없었다면 통역을 해줄 사람과 함께 먼 거리를 이동했어야 할 난민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살리마의 아프간 난민 환자 중 한 명인 아닐라(Anila)는 "이 병원의 개원은 우리에게 매우 행복한 일이었습니다"고 말한다. "많은 아프간인들이 비싼 병원에 갈 경제적 여유가 없지만, 살리마 의사는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더 많은 소녀들이 공부해서 의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또한 살리마는 그녀의 병원에서 개인 위생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높이며 코로나19에 대한 그릇된 정보를 불식시키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안전해질 때까지 아무도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그녀는 올해 난민들을 코로나19 백신 캠페인에 포함시키기 위한 파키스탄 정부의 노력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오늘 날, 살리마의 이야기와 활동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녀의 지역 사회에서 소녀 교육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했던 사람들 중 일부는 살리마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의 아내, 자매, 그리고 딸들을 위한 의학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딸들이 살리마처럼 되기를 바라며 학교에 보낸다.
"그녀는 선구자이다. 그녀는 지역 사회 최초의 여성 의사가 됨으로써 역경을 극복했다. 난민과 파키스탄인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꿈을 달성함으로써 살리마는 여성들이 어떻게 사회의 사회경제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라고 요시다 노리코(Noriko Yoshida) 유엔난민기구 파키스탄 대표는 말했다.
살리마는 지역사회와 파키스탄의 일부 극빈층을 돕는 데 헌신한 공로로, 강제 실향민 또는 무국적자들을 돕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유엔난민기구 난센 난민상(UNHCR Nansen Refugee Award) 아시아 지역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 상은 살리마가 다른 여성과 소녀들에게 선보인 의미있는 선례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포함한 그녀의 환자들에 대한 헌신을 인정한다.
"저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녀들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라고 살리마는 말한다. "제가 파키스탄에 있건, 다른 어느 곳에 있건, 저는 온 마음을 다해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