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26] 안전을 찾아 이동하는 베네수엘라인들 중 절반이 큰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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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9-07-26 작성자 : 유엔난민기구 조회 : 15926
안전을 찾아 이동하는 베네수엘라인들 중 절반이 큰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조사에 따르면 고국을 탈출하는 베네수엘라인들 중 절반이 연령, 건강, 또는 생존을 위한 선택 등의 요인으로 인해 특히 더 취약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마라카이보(Maracaibo)시의 반복되는 정전 사태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약 6세 때부터 지적 발달을 멈추게 하는 인지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24세 아리아나(Arianna)*에게 이같은 사태는 특히 더 가혹하다.
전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녀의 어머니 캐롤리나(Carolina)*는 아리아나를 달래기 위해 오랜 기간 의존해 왔던 음악이나 TV쇼를 더 이상 틀어 놓을 수 없었다.
캐롤리나는 또한 야당 활동가였다. 악화일로를 걷는 마라카이보시의 상황과 더욱 빈번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정전 사태 속에서, 야당 활동가들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응징으로서 그들의 가족들은 기본적 사회 보장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거부되었다.
물, TV 그리고 음악이 없어지자 아리아나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 뜯고 자해를 하며 난폭해 지기 시작했다. 아리아나의 악화된 상태와 그들의 정치적 입장으로 인한 일상적 박해로 인해 아리아나의 가족은 그곳을 떠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들은 항상 장애물을 만들었죠” 캐롤리나가 말했다. “우리는 우리 딸이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어요.”
"그들은 항상 장애물을 만들었죠. 우리는 우리 딸이 이렇게 절망적인 상화엥 처해 있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어요."
캐롤리나의 가족은 베네수엘라를 떠나 안데스 국가인 에콰도르에서 안전한 곳을 찾았다.
비극적이게도, 아리아나와 캐롤리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고국 바깥에서 안전을 찾아 헤매는 약 400만 명에 이르는 베네수엘라인들에게는 너무나 흔한 일이다. 유엔난민기구의 새 ‘보호 감독 리포트’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가 인터뷰한 베네수엘라 난민과 이주민 가운데 50퍼센트 이상이 이동 기간 동안 극심하고 특별한 위험에 직면한다.
연령, 성별, 건강 또는 다른 결핍들로 인하여 아리아나처럼 고국을 떠나는 베네수엘라인들의 절반은 심각하게 취약한 상황에 놓이며 보호와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다른 이들은 이동 기간 중 생계를 위해 성매매, 구걸 또는 아동 노동 등 위험도가 높은 일에 의존해야만 했다.
병약한 어머니를 위한 약을 구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떠나 브라질로 간 20살 트랜스젠더 여성 사자리(Sajary)*의 경우도 이와 같았다. 브라질로의 이동 기간 동안 사자리는 가진 돈의 대부분을 소진했고,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음식이나 어머니의 치료를 위해 사용할 돈은 고사하고 거주할 장소를 찾는 데서 조차도 큰 압박을 받아야만 했다. 그녀는 끔찍한 선택을 마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2018년 2월 국경을 건너 브라질 로라이마(Roraima)주(州)로 온 사자리는 회상했다. “무엇을 해야할지 전혀 몰랐어요.” 친구는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성매매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저는 평생 성매매를 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나 저는 만약 성매매를 하지 않는다면 먹고 살 수 없을 것이고 길거리에서 잠을 자야만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인지 장애를 가진 베네수엘라인 아리아나(Arianna)는 현재 에콰도르에서 안전을 찾고 있다. ⓒ UNHCR/Jaime Gimenez Sanchez de la Blanca
그녀는 성매매 일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이내 포기했고, 그녀는 결국 로라이마의 주도인 보아 비스타(Boa Vista)의 광장에서 노숙을 하게 됐다. 그녀는 “하루에 한 끼만 먹을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도밍고(Domingo)*가 콜롬비아 마이카오(Maicao)에 홀로 도착했을 때 그의 나이는 72세였다. 도서관 사서였던 그는 베네수엘라의 한 명문 대학에서 25년간 일했다. 그러나 마이카오에 도착할 때 즈음에, 도밍고는 수 주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생존을 위한 싸움을 포기할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말했다. “나는 종종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낍니다. 나는 여전히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혼자이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누구도 저처럼 나이 많은 사람을 고용하거나 집을 임대해주기를 원치 않습니다.”
유엔난민기구 미주 지역 사무소 대표 레나타 두비니(Renata Dubini)는 “`보호 감독 리포트’에 나타난 것처럼 취업, 숙소 및 신원 등록에 대한 기회는 베네수엘라를 떠난 난민과 이주민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필요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유엔난민기구 리포트는 베네수엘라 난민과 이주민들이 기본적 인권을 갖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줍니다. 미주 지역의 많은 난민 수용 국가의 정부들이 보여주는 연대 의식과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 사회의 더 많은 지원만이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필요를 더 잘 충족시킬 수 있는 강화된 대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난민 수용국들은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과 이주민들에게 문을 열어주는 관대함을 보여주었지만 그들은 도밍고와 아리아나처럼 특별한 필요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능력을 항상 갖고 있지는 못하다. 수용 국가들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사자리처럼 위험성이 높은 일들에 강제로 의존하는 일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도록 고군분투 하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누구도 저처럼 나이 많은 사람을 고용하거나 집을 임대해주기를 원치 않습니다."
사자리가 보아 비스타의 거리에서 노숙을 한 지 1주일이 지났을 때, 임시 대피소 개소식에서 그녀를 봤던 한 유엔난민기구 직원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3개월 뒤, 사자리는 브라질 정부가 주관하고 유엔난민기구와 기타 유엔 기구들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보아 비스타의 베네수엘라인들을 브라질로 이주하도록 하여 더 나은 직업을 구하고, 지역 사회에 더욱 원활히 통합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사자리는 아마존 지역의 마나우스(Manaus)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브라질 최초의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그리고 인터섹스(LGBTI)를 위한 특별 대피소에 머물게 됐다. 이후, 그녀는 배우자를 찾고 집을 얻었다. 그녀는 지금도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
에콰도르에서 아리아나는 그녀를 편안하게 해주는 TV 쇼를 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아리아나는 더 이상 자해를 하지 않고, 그녀의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춤을 배우며 마음에 평안을 찾았다. 그러나 그녀의 가족은 여전히 아리아나에게 필요한 특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교를 찾지 못했다.
도밍고는 다음 행선지를 모색하면서 콜롬비아 라과히라(La Guajira)주(州) 북부에 위치한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정책과 실행을 조화시키고 인도주의적 대응을 조율하며,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 이주민들의 권리와 사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향상시키기 위한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노력을 지원한다.
`보호 감독 리포트’는 집을 떠난 베네수엘라의 약 8,000가구에 대한 조사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 조사는 2019년 1월에서 6월 사이에 남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의 8개국에서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베네수엘라 출신 난민과 이주민 그리고 그들의 필요에 대한 중요 정보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1,500여 명이 넘는 참가자들을 상담 또는 사회 서비스로 연결시켜주는 구체적인 조치로도 그 결과가 이어졌다.
* 성(姓)은 보호 상의 이유로 밝히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