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15] 성공스토리가 된 난민의 요리기술
성공스토리가 된 난민의 요리기술
유럽 내 중동 음식 인기가 사업에 도전하는 난민들에게 성공의 비법이 되고 있다.
시리아 출신 사업가 야라 알 아딥은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자신의 첫 케이터링 업체 조리실을 개장했다. 그녀는 거리에서, 전철에서 그리고 시장에서 알게 된 난민들을 직원으로 고용했다. ⓒ UNHCR/Colin Delfosse
시리아 사업가 야라 알 아딥은 활기찬 몸짓으로 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판매대 반대편에는 4명의 시리아 출신 여성들이 시금치와 잣이 들어간 파타예르 파이들을 삼각형으로 빚고 있다.
모두 시리아 출신 난민인 그녀들은 앤트워프 교외에 위치한 조리실 겸 테이크아웃점의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는 야라(29세)에게 가장 멋진 순간이다. 지난해 길거리 음식에 불과했던 그녀의 '시리아에서 사랑으로' 사업은 이제 직원 800명이 일하는 사업으로 변신했다.
야라는 시리아에서 태어나고 쿠웨이트에서 자랐다. 2015년 여름, 벨기에에 새로 도착한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그녀는 케이터링 사업을 떠올랐다. 난민들의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적응을 위해선 노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녀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 기여를 통해 삶에 목적을 부여해줍니다."
"일을 하면서 자기 자신이 유용하다는 느낌을 다시 받게 됩니다"라고 야라는 말한다. 그녀는 자신의 학력 덕분에 2014년 벨기에에서 망명을 허가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컨설팅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이것이 삶에 목적을 부여해줍니다. 환원하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자기 자신이 짐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되죠."
유엔난민기구와 OECD는 4월 24일 난민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문서는 난민을 노동 시장에 포함하는 데 있어 생길 수 있는 어려움, 기회와 모범 사례들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난민의 성공적인 고용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제공한다.
야라는 적응과 구직활동을 어려워하는 주부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그녀는 시리아 사람들이 자신들의 조리 기술을 당연시 여기지만 그것이 케이터링 사업에선 큰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신했다.
야라는 거리에서, 전철에서 또는 시장에서 시리아 출신 여성들을 접근하여 팀을 꾸렸다. 시장에서 성공하게 되면서 주문은 많아졌다. 결혼식, 세례식, 크리스마스, 새해 축제부터 큰 기업 이벤트까지. 새 사업의 예상치 못한 성공은 팀을 놀라게 했고 삶을 변화시켰다.
"이 일을 갖기 전에 저는 슬펐습니다"라고 주방장 사바 파드헬(47세)은 말한다. 그녀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인 알레포를 2015년에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떠났다. "고향을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삶의 터전, 기억...모든 것을 뒤로해야 하니까요."
"이제 제가 사랑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리아에서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것은 그저 하루 일과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사람들이 제게 '감사합니다. 맛있어요'라고 할 때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희는 짐이 아닙니다. 이것이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입니다."
야라는 많은 지지자들이 생긴 이 프로젝트가 난민을 돕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곤란해 하는 벨기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고 얘기한다. 또한 난민들이 서로 돕고 자신들을 받아들인 나라를 위해 기여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요리로 회의론자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라고 야라는 말한다. "하지만 저희도 똑같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죠. 저희는 짐이 아닙니다. 재차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편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또다른 케이터링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시리아 난민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일자리를 만들고, 난민의 적응을 돕고, 현지 주민과 새로 도착한 난민들이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요일 오후, 리스본의 첫 시리아 식당 '메즈'에 입석밖에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이는 흔한 일이다. 거의 매일 저녁, 손님들은 가정식 중동 요리를 기대하며 식당 앞에 줄을 선다. 하지만 오늘 밤, 사람들은 식사가 아니라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공동 설립자인 포르투갈 출신 프란치스코 고르자오 엔리케스와 시리아 출신 학생 알라 알 하리리는 시리아에 대해 물어보는 주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여자는 일해야 합니까?' '종교가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연애는요?'와 같은 질문이 오가면서 사람들은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메즈'는 요리로 사람을 모으고 장벽을 허무는 데 항상 중점을 두었다. 지난 9월에 개장한 식당은 13명의 시리아 출신 난민을 고용했다. 그 중 7명은 이제 요리사가 된 주부들이다. '메즈'가 아니였다면 자격증이나 경험 없이 일자리를 찾아 다니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식당 아이디어는 프란치스카와 공동 설립자인 리타 멜로와 누노 메스키타가 한 파티에서 다마스쿠스 출신 학생 알라와 얘기를 나눈데서 비롯된다. 그들은 다른 유럽 국가에서 포르투갈로 이주한 수백 명의 난민에 대해 대화했다.
"포르투갈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 목표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라고 알라(25세)는 말한다. 그녀는 2014년에 학생 비자로 포르투갈에 입국했다.
알라와 다른 공동 설립자들은 일자리 창출이 난민의 성공적인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특히 일을 해본 경험이 없는 여성들이 직업을 찾는 것이 힘겨울 수도 있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했다. 식당 일이 시리아 여성들이 이미 갖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다른 일자리에 참여하고 주변 환경을 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여성들은 집 안에서 요리하는 경험이 있지만 이 기술은 고용주에 의해 인정되지 않습니다"라고 프란치스카는 말한다. "저희는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여성에겐 기술이 있으며 그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리스본에 위치한 '메즈'식당에서 주민들은 새로 도착한 시리아 난민과 대화하고 있다. ⓒ UNHCR/Bruno Galan Ruiz
알라는 포르투갈에 새로 도착한 사람들 중 재능이 많은 요리사를 찾기 위해 사원과 온라인 포럼을 살펴보았다. 시장에서 먼저 성공하게 되면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끌었고 130,000 유로에 달하는 스타트업 자본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단지 일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입니다."
개장한지 7개월이 지났지만 식당 안은 여전히 시리아 요리를 맛보고 싶어하는 손님들로 붐빈다. 이 프로젝트는 모든 관계자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켰고 많은 직원들은 이제 경제활동을 하며 자립할 수 있게 되었다.
"독립심을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파티마(49세)는 말한다. 그녀는 전에 다마스쿠스에서 주부였지만 현재 식당에서 일하며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저희는 정부의 도움이나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아요. 저희는 저희 스스로를 책임지죠."
'메즈'에서 일하는 것이 오직 월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식품 안전 관리 이외에 전직원은 전문 요리사들로부터 멘토링을 받으며 봉사자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 번 언어수업을 받는다. 팀은 현재 케이터링 사업으로 얻은 성공을 바탕으로 분점을 여는 것을 희망한다. 분점으로 더 많은 난민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고향의 일부를 공유하고자 한다.
"'메즈'에서 직원들은 자신의 문화에서 무언가 가져옴으로써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와 통합합니다"라고 알라는 말한다. "단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참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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